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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종교부 조진연 기자
ㆍ작성일	2024-09-02 (월) 13:46
ㆍ홈페이지	http://www.police-today.co.kr

'재정난.인력난 허덕' 교계 관심 속 밀러난 전국 기독교기념관 사라져
10년 만에 문 닫은 순교자 기념관

시골교회가 홀로 떠맡는 기독교유산

'우리 모두의 유산'인식 전환 필요

지난 140년간 신앙 선배들이 남겨 놓은 믿음의 유산들이 잊혀지고 있다.

많은 교회와 기독교 단체들이 호화롭게 기독교 기념관 사업 등에 나섰지만 재정.인력난에 허덕이면서 교계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최근 전남 여수사 남면 우릭리교회(김종대 담임목사) 옆에 있는 이기풍 목사 기념관이 재정난을 격으면서 매물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기풍(1865년~1942년)목사는 우리나라 최초로 목사안수를 받은 7명 중 한 명으로 한곡 개신교사의 주요 인물 중 하나다.

'제1호 제주도 선교사'로 파송을 받고 오랫동안 제주선교 사역에 매진했던 이 목사는 70세가 되던 해 1934년 우학리교회에 부임했다.

이후 일제의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옥고를 치르다 순교했다.

우학리교회는 교회 설립 100주면을 기념하고자 지난 2010년 이기풍 목사기념관을 건립했다.

하지만 최근 우학리교회가 새 예배당을 건축한 이후 교회 재정이 어려졌고 2년여 전부터 교히는 재정난을 해소하고자 기념관 건물과 대지 매각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 과정에서 이기픙 목사의 친필 당회록은 교회가 보관하기로 했지만 교인 가정들이 기념관에 기증했던 당시 교회 물품 등은 다시 뿔뿔이 흩어져버렸다.

5개월 전 이 교회에 부임해 건물 매각을 떠안은 김종대(44세)담임목사는 지난 1일"학교교회사에 기념비적인 인물이라 웬만하면 기념관을 유지하고 싶다"며 "하지만 시골교회이다 보니 성도들 연령대가 높아 안정적인 재정 확보가 어려워 유지가 버거운 현실이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오곳뿐만 아니라는 점이다.

전국 곳곳에는 이기풍 목사 기념관처럼 운영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폐쇄되거나 방치된 기독교 근대문화유산이 적이 않다ㅏ.

또 주기적으로 유지보수.관리에 온 힘을 쏟고 있지만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곳도 많다.

대부분 재정적 뒷받침이 열악하기 떄문이다.

문화유산과 순교지는 특성상 대부분 도서(섬)지방에 처져 있고 개교회가 전담해 운영하는 곳이 많은데다 이들 지억의 경우 평균 교인 연령층이 높고 소규모 교회라 안정적인 재원 마련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 대형교회나 특정 기관의 지원 및 후원에 치중된 수입구조도 문제다.

이와 함께 기념관 같은 사업은 문화유상과 관련된 콘텐츠를 지속해서 보존.개발하고 이를 열려서 사업지를 확보하고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역할이 중요한데 재정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제대로 된 인력을 갖추기란 쉽지 않다.

기독교 기념관 이권을 두고 유족 간 갈등을 겪는 지방이 유명 목회자 기념관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장에서는 지속 가능한 기념관 사역을 이어가려면 전 교회의 관심과 초기 한국교회가 남긴 근대문화유산을 교계뿐만 아니라 기독교 전체 모두의 유산이라고 여기는 세간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고 나온다.

김동하(전주기독교근대역사 기념관 운영자)목사는"지역교회들의 무관심이 제일 마음 아프다"며 "지역교회가 개교회의 선교 활동을 알리는 데만 집중하지 말고 공동의 지역문화유산 보전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진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