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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수사 외압'인천본부세관 직원들 입 열어..."짜 맞춘 수사 억울하다"호소
말레이시아 마약조직 필로폰 밀반입을 도운 의혹을 받는 인천공항 세관 직원들이 처음 입을 열었다.

이들은 백해룡 전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현 서울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등 세관 연루 의혹을 파헤쳐운 경찰 수사가'짜 맞춘 방식'이었다고 비판하자 백 경정은 강하게 반발했다.

전날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가 실시한 서울경찰청 국정감사(국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인천공항 세관 직원들은 익명으로 증언하면서 경찰 ㅅ후사가 무리한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세관 연루 의혹은 한 가운데서 경찰 수사를 받아온 이들이 공식 석상에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모씨 세관직원은"작년에 금융계좌를 자진해서 모두 제출했다"며 "어떤 분은 가족 계좌까지 냈다"라면서 "(폐쇄회로)CCTV 하드디스크 12개을 떼 가서 포렌식을 했고 압수수색과 현장 조사 등 10차례 모두 조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손씨는"참고인 조사는 근무를 하지 않은 직원들까지 받았다"며 "저희가 받은 게 수사가 아니면 뭐가"라며 "제발 저희 말도 듣고 헤아려달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세관 직원 이모씨는"경찰에서 제 사진을 범인에게 보여주고 입건해서 현장검증을 왔는데 범인들이'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며 "그 단계에서 끝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면서 "범행을 짜 맞춰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고 했다.

세관 직원 조모씨는"백해룡 경정이 와이프 폰에'범죄 이력 많은 분과 통화 내역이 있다'라고 했는데 국정감사가 끝나면 그렇게만(사실이)된다"며 "(와이프가)무인 가게를 한다,손님 결제가 안 되면 와이프 폰으로 전화가 온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세관 연루 수사를 이끌어 온 백 경정은 이날 국감에서 조씨 부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언급하며"범죄 전력이 굉장히 안좋은 사람들 10명 이상과 통화하고 있었다"며 "그래서 저분들의 증언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조씨는 무인점포 이용자 중 전과자가 포함될 수 있지 않냐고 반박했다.

백 경정은 압수수색 영장 기각 등 각종 외압은 수사 차질을 빚어왔다는 그간의 주장을 고수하기도 했다.

백 경정은 '사건 당일 CCTV,업무용 PC,피의자 계좌내역 등이 수사 초기에 압수수색 대상이 됐냐'는 질문에"영장이 발부된 적 없다"며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백 경정의 주장을 부인했다.

김 청장은"지난해 11월3일 실시한 3차 압수수색에서 CCTV를 압수했고 하드디스크를 확보했다"며 "자세한 걸 다 설명해 드릴 수 없으나 하드디스크 합수한 사실은 백 경정도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CCTV나 PC 내역을 확보하고 계좌는 임의제출 형식으로 받았다고 설명했다.

백 경정은 세관 직원들이 마약 밀반입에 연루된 의혹을 주도적으로 수사해 왔다.

이후 복수의 상급자로부터 '용산'을 언급하는 방식으로 수사가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당시 영등포경찰서장이었던 김찬수 용산 대통령실 행정관이"용산(대통령실)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한 직후 수사에 외압이 가해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광효 관세청장은 최근 세 차례나 휴대전화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15일을 시작으로 올해 7월17일과 21일 총 세 차례 휴대전화를 교체했다.

백 경정은 이날'고광효 청장이 왜 휴대전화를 바꿨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의에"첫 번째 바꿨을 떄는 조병노 경무관과 제가 통화하고 그 다음날"이라며 "제가 문제 삼을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고 바꾼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또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수사에서 증거수집과 휴대전화 압수당할까봐 겁이 났을 것"이라며 "용산(대통령실)과 수도 없이 통화했을 것이라고 제가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라며 "휴대전화 압수수색 안 당하려고 바꿨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경찰 지휘부는 이에 대해"수사 외압의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이어왔다.

한편 세관 연루 마약 밀반입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한국인 총책을 특정해 입건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청장은 전날 행안위 국감네서 관련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한 질의에"마약 유통망을 수사해 한국인 총책을 검거하고 외국인 수배자를 대상으로 인터폴(국제형사기구) 수배를 하는 등 필요한 조처를 했다"고 답했다.

김 청장은 '세관 연루 의혹을 확인할 CCTV자료를 압수수색 확보했느냐'는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지난해 11월 3차 압수수색에서 CCTV하드디스크 10여 개를 확보했으나 복원이 원활하게 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세관 직원들의 계좌 내역을 확보했느냐'는 김성회 민주당 의원 질의에 김 청장은"임의제출형태로 계좌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그러면서"작년 9월22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총 6차례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며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신속.언정하게 수사하고 실체적 진실 발견도 중요하지만 적정 원리 절차에 따라 수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신경수 기자